오스카 단상: 혼밥족의 설움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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11시 30분.
평소 다니던 밥집엘 갔다.
자리는 벌써 거의 다 찼다.
눈치가 좀 보였지만 난 모른 체 하고 2인석 자리에 깔고 앉았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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“혼자세요?”
“네에 (보믄 모르요. 꼭 다 듣게 큰 소리로 확인하고 그러더라.)

내 꺼는 나오는데 한 참이 걸렸다.기다리기도 뻘쭘하고 혼자 온 주제에 빨리 달라고 보채는 것도 뭐해서 그냥 밀린 이메일 확인과 급하지도, 꼭 필요하지도 않은 이메일에 친절하게 답장까지 했다.

거기다 요즘 내가 중요하게 추진하고 있는 온라인 메거진 인터뷰요청 메신저 작성하다 보니 중도에 멈출 수 없었다. 밥이 나왔는데도 한참을 더 스맛폰에 코박고 있었다.

“어, 국 다 식겠네.”
“아 네, 괜차너요.”

스맛폰 자판으로 워딩하는게 익숙치 않아서 그러고도 5분 정도를 더 소비한 뒤에야 겨우 숱가락통을 끌어 당겼다.

쥔장 말대로 국은 다 식어 있었다.
시장하기도 했고 혼자 온 죄인으로서 맛있게 먹는 시늉이라도 하기 위해 국그릇에 바로 입대고 후루룩 후루룩 쩝쩝 오버해줬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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그렇게 시작된 혼밥먹기는 밥 한 공기를 개눈 감추듯 후딱 해치우고 공기밥을 추가하기에 이른다.

“저기요. 여기 공기밥 하나 추가요.”
근데, 어라? 공기밥 갔다주는 아줌씨 등뒤로 찬 바람 쌩 하네. 공기밥을 내 밥상 끄트머리에 훽 던지고 사라지는 폼이…
“바빠 죽겠는디 먼 밥을 또 쳐묵니?” 하는 것 같다.

그때였다. 스맛폰이 ‘드르륵.. 드르륵’ 하며 약간의 시차를 두고 두 세 차례 식탁에서 몸서리쳤다. 아까 보낸 메일과 카톡 메지에 대한 답신인 듯 했다.

머 급할 건 없었지만 식탁위에 딩굴고 있는 스맛폰을 집어들었다. 그리고 화면이 켜지고 막 메시지를 획인하려는 순간이었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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“저기요. 쬬기 뒤에 기다리는 사람 안비요?
빨리 드시고 자리 비어주셔야지요.”
.
.
“쬬기요. 아줌마, 체하거쓰요. 저두 늘 저 밖에서 30분씩 기다렸다 들어와 눈치밥 먹고 있스요. 나두 쫌 먹고 삽시다.”

이렇게 대들고 싶었으나 못했다.

왜냐구?
그러기에는 이 집 너무 맜있어.
또 와야되. 쓰바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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